환경오염으로 인해 등장한 새로운 현대병, 만성피로증후군

지난 4월 개원한 우리나라 최초의 만성피로클리닉 박태홍 C.F.S.(Chronicity Fatigue Syndrome)센터의 환자들은 여느 다른 병원의 환자들과 조금은 다른 모습을 가진다. 학생부터 60대의 노년층까지 다양한 계층의 환자가 있다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틈만 나면 모여 앉아 서로의 병력과 쾌유 정도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기 바쁘다는 점이 그렇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서울의 유명하다는 병원들은 거의 다 거치고 이곳에 왔다는 것도 특이할 만한 공통점이다.

50세의 이모씨는 항상 힘이 없고 두통과 현기증에 시달렸으며 물체가 2개로 보이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여러 병원을 찾아다녀 보았지만 근무력증이란 진단만 받았고 약을 먹어도 듣지 않았다. 이씨는 3,40대 시절 과다한 업무와 스트레스, 과음에 시달리며 생활한 전형적인 회사원이었다. 이씨의 특이한 병력이라면 과거에 연탄가스를 마신적이 있다는 것.

피로와 무기력증에 시달리며 서서히 몸에 이상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저 피곤해서 그런 것이려니 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5년 전부터 갑자기 정신이 희미해지면서 두통과 시각장애가 생기고 특히 현기증이 심해 길을 제대로 다닐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한약을 비롯해 좋다는 약 치고 안 먹은 것이 없다고 말하는 이씨는 아무런 회복 기미가 없자 거의 치료를 포기한 상태였는데 한 잡지에서 만성피로클리닉에 대한 기사를 읽고 이곳을 찾아오게 되었다고 한다.

53세의 연모씨는 뇌와 직장암 수술을 받은 이후 심한 어지럼증과 소화불량을 앓아왔다. 소화불량때문에 거의 6년간을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었으나 그리 큰 차도는 없었고 불안과 초조감 때문에 신경정신과에서 1년 이상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 5월에 감기에 걸렸는데 그 증상이 심상치 않았다. 단순한 몸살이 아니라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근육통이 오고 인후통이 생긴 것이다. 이비인후과를 찾았더니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신경성인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래도 인후통은 멈추지 않았다. 어느날 아침에는 신문을 보는데 단어가 하나하나씩은 이해가 가는데 문장 전체로는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마치 치매 환자처럼 기억력과 집중력이 급속히 떨어지게 된 것이다. 증상의 심각함을 느낀 연씨는 주위의 소개로 만성피로 클리닉을 찾게 되었다.

만성피로 증후군, 흔히 환경병으로 불리는 이 병은 1982년부터 1983년 사이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연구되기 시작했다. 이들이 보이는 증상은 간ㆍ비장ㆍ편도선의 이상 증상과 비슷했으나 이들 장기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새로운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으나 원인 규명 결과 그들이 처해 있는 환경 오염과심한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임이 밝혀졌다.

▣ 공해로 인한 독성물질이 면역체계에 이상 일으켜

경제화ㆍ산업화의 부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병은 환경오염과 그로 인한 독성 물질이 뇌에 손상을 입히고 염증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이다. 독성 화합물질이 인체에 들어가면 면역체계에 이상을 가져오게 된다. 보통 정상인은 임파구가 20% 정도 활동하는데 비해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는 80~90%로 활동과잉 증상을 나타낸다. 이 면역의 과대 활성화는 싸이토카인이라는 화학물질을 만들어내고 이 물질이 뇌의 측두부와 모세혈관에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 부위에는 혈액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게 되고 그 부위는 점점 손상되게 된다.

만성피로 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인 몸살과 근육통은 뇌의 균형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뇌기능 장애로 일어나는 것으로 아픔을 느끼게 하는 뇌 중추에 이상이 생겨 아프지 않아도 될 만한 것에 아픔을 느끼는 과민 반응을 보이게 된다.

즉 약간만 건드려도 심하게 고통을 느낀다거나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근육통을 앓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감기의 동반 증상이나 피로로 오는 것이라고 가볍게 여겨왔던 몸살ㆍ두통ㆍ기억력 감퇴 등은 뇌손상에서 기인할 수도 있으며 이 증상들은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독성 물질이 주 원인이 되며 외상, 감기, 스트레스 등 다양한 유발 인자에 의해 그 증상들이 밖으로 나타나게 된다. 많은 만성피로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이 뇌 손상에 인한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장기 자체에 이상이 있다고 여기거나 보약 등으로 치료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검사를 해보아도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신경성으로 진단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환자들은 환자들대로 해결책을 찾지 못한채 계속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박태홍 C.F.S. 센터에서는 뇌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는 면역 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박원장은 서울 시민의 상당수가 만성피로 환자일 것이라고 진단하고 특히 공해가 많이 발생하는 공장 지역 근로자들에게는 집단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는 이 만성피로 증후군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환경오염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빠른 대처와 심도 깊은 연구가 실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외국의 경우 만성피로 환자들은 항상 피로와 무력감에 시달리기 때문에 이러한 상태를 벗어나고 자신의 병을 노출시키지 않기위해 술과 마약 등에 빠지는 일이 많다고 한다.

또 뇌의 손상으로 인해 감정 조절을 잘 못하게 되고 성격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실제로 만성피로 환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환자가 이혼 등의 사유로 개인 생활에 파탄을 맞았다.

오염된 환경과 과다한 스트레스. 발전과 성장만을 외치며 급하게 달려온 현대의 생활은 '만성피로 증후군'이라는 조금 받아들이기 힘든 병을 만들고 말았다. 늘 자신이 느껴왔던 피로와 무력감 등이 혹시 만성피로 증후군의 증상이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 환경조차도 심각한 병인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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